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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역사, 제조법, 특징

by 요리못하는 미식가 2023. 11. 1.

소주의 역사

한국의 전통 증류주로서 곡물로 담근 밑술을 증류하여 만드는 술입니다. 고려시대 때 원나라를 통해 증류기법이 들어왔기 때문에 아라길주라고도 불렸습니다. 아라길이란 몽골의 아르히와 같은 어원을 가지는 북방 민족의 술을 가리킵니다. 페르시아의 증류법이 몽골을 거쳐 고려까지 전해지고 고려에서 이 증류법을 사용해 탄생한 것이 소주입니다. 옛날에는 소주를 주식인 쌀로 빚었으므로 귀한 술로 대접받았습니다. 소주를 빚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쌀이 필요했고 그렇게 만든 술을 다시 증류하여 만들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증류주는 양이 매우 적었습니다. 따라서 조선시대에는 식량난을 우려해서 소주 빚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가 빈번히 시행되었고 양반들도 작은 잔에 따라 조금씩 약을 마시듯 마셨고 약주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하였습니다. 대한제국 말부터 일제강점기 초에 이르는 시기 동안 세수 확보를 위해서 주세령이 도입되면서 각 가정에서 제조법이 전해지던 전통 소주는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근대식 주조법을 받아들이고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증류 소주도 근대화, 산업화되었으나, 1930년대 중반 일본 제국주의가 전시 경제 체제를 시작하면서 원료인 쌀이 전략물자로 통제되고 쌀값이 상승하자 점차 저렴한 대만산 타피오카를 이용해 주조한 희석식 소주가 시장을 장악하였고 소주는 경쟁력을 잃어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1945년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배하여 철수하고 미군정과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미곡 유통 통제 정책으로 쌀의 수급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일본 업체들이 남겨놓고 간 시설을 인수받아서 희석식 소주를 생산하기 시작한 업체들과 경쟁을 지속해야 했습니다. 한국전쟁 발생으로 소주 생산 시설들이 파괴되고 기술자들이 다수 사망하였고 한국의 농업 생산량이 폭락하며 증류식 소주는 완전한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겨우 살아남은 증류식 소주업계도 박정희 정권에서 시행한 양곡관리법에 의해 쌀을 사용한 증류소주 제조가 제한되면서 희석식 소주에 밀려났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주류 제조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었고 전통주의 복권이 본격화되었습니다. 2017년부터는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도 가능해져서 증류식 소주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주 제조법

멥쌀로 밑술을 담근 후 이를 증류해서 만듭니다. 밑술은 탁주, 청주 모두 가능하지만 청주가 제일 적합합니다. 증류방식에 따라서 상압식 증류와 감압식 증류로 나뉩니다. 상압식 증류는 열만 이용하여 증류하는 방식으로 제조 방식, 재료, 증류기 모양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풍부하고 다양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가 어려운 편입니다. 감압식 증류 방식은 증류기에 진공펌프를 장착해서 낮은 기압을 유지시켜 증발점을 의도적으로 낮춰 낮은 온도에서도 증류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안정적인 증류가 가능하지만 반대로 어떤 재료를 써도 맛이 비슷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품질을 유지가 쉬운 편이라서 대부분의 소주 제조업체들은 감압식 증류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상압식 증류 방식에서는 소주를 내리는데 쓰는 돌이라는 소줏돌을 사용했습니다. 손잡이 없는 솥뚜껑과 비슷한 모양인데, 솥뚜껑의 손잡이 대신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여기에 양 끝을 구부러뜨린 긴 대나무 관을 꽂고 구멍과 대롱 틈새, 솥과 돌 사이를 반죽으로 막은 뒤 대나무관의 긴 부분을 젖은 천으로 싸서 대롱을 지나는 동안 증기가 식어 고인 소주를 그 대롱 끝에서 받아내는 식으로 증류했습니다. 제주도에서 마지막으로 사용되었으며 이후에는 소줏고리라는 옹기로된 재래식 증류기를 사용하였습니다. 증류된 알코올이 옹기 천장에 냉각되어 뚜껑 손잡이로 모여 아래의 사발로 모이는 식으로 증류했습니다. 한 번 달인 것을 노주, 홍로라 하고 두 번 달이면 환소주, 혹은 감홍로라고 불렀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몇 번 증류했는지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주는 지역이나 가문, 전통에 따라 다르지만 도수는 주로 30도 이상입니다. 이런 제조법 때문에 가정에서 만들어 보존되기가 어려웠습니다.

소주의 특징

한국의 전통적인 소주는 증류식 소주입니다. 1960년대에 시행된 양곡관리법으로 쌀을 많이 사용하는 전통주의 판매가 제한되면서 이를 대체하는 희석식 소주가 대중화되었습니다. 현재 대중적으로 유통되는 소주는 희석식 소주입니다.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는 전혀 다른 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희석식 소주는 원주의 맛과 향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무색무미의 주정을 만든 뒤 물로 희석하고 감미료를 추가해서 만듭니다. 재료도 돼지감자 같은 저렴한 탄수화물을 대량의 효소로 분해해서 만든 당분을 이용합니다증류식 소주는 원주의 맛과 향을 유지하고 있으며 감미료를 더하지 않아서 맛과 향이 훌륭합니다. 따라서 증류식 소주를 말할 때에는 그냥 소주가 아닌 증류식 소주나 전통 소주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증류식 소주는 쌀의 감칠맛이 나며 풍부하고 깊은 향기가 은은하게 감돕니다. 전통 증류식 소주도 재료에 따라 순곡소주와 약주로 나뉩니다. 순곡소주는 주원료인 곡물만을 사용하여 제조한 소주이고 안동시의 안동소주와 평양시의 문배술이 유명합니다. 안동소주는 누룩의 향을 느끼기에 좋고, 문배술은 배향이 납니다. 약주는 증류식 소주에 약재 등의 부재료가 첨가된 술입니다. 배와 생강이 첨가된 전주시의 이강고, 생강, 감초 등 다양한 한약재가 들어간 맛이 달고 붉은빛을 띠는 이슬 같은 술이라는 뜻의 파주시의 감홍로가 유명합니다. 전통 증류식 소주는 도수가 25도에서 40도 사이로 높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통주가 새롭게 각광받으면서 사라진 제조법을 다시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전통주의 수요와 생산이 증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