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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의 역사, 조리법, 한국인의 생활 속 설렁탕

by 요리못하는 미식가 2023. 10. 22.

설렁탕의 역사

설렁탕은 소의 뼈다귀, 머리, 내장, 도가니 등을 푹 삶아서 우려낸 국이고,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음식입니다. 기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임금이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며 농경에 관계되는 신농씨와 후직 씨에게 직접 제사를 지내던 제단을 선농단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느 날 조선왕 세종이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내고 전답을 가는 의식을 하던 중에 갑자기 비가 심하게 내려서 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비가 계속되자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의식 때 쓰던 소를 잡아서 물을 넣고 끓여 먹었는데 이것이 설렁탕의 유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단의 이름인 선농단에서 이름이 유래하여 선농탕이었던 것이 설농탕을 거쳐 설렁탕이 되었다는 설입니다. 또다른 설은 조선왕 성종이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낸 후 백성들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성종실록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때 성종은 식량공급을 늘리기 위해 가장 적은 재료를 이용해 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라고 명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국밥을 선농탕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몽골 유래설도 있습니다. 13세기 전반 몽골이 고려를 침공했을 때 소주와 함께 설렁탕이 전래되었다는 설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조선의 소들을 수탈해 갈 목적으로 소 사육 장려 정책을 펴자 쇠고기 공급이 늘어 쇠고기 값이 저렴해졌고, 쇠고기가 주재료인 설렁탕 값이 싸지면서 설렁탕 식당이 번성했습니다. 당시 최고의 외식 메뉴로 떠오르며 널리 알려지고 대중화되었습니다.

설렁탕 조리법

사골 1, 소머리 1/4, 양지머리 1.2kg, 우족 1kg, 생강 30g, 통마늘 50g, 잘게 썬 파 100g, 물 적당량, 소금 72g, 후춧가루, 고춧가루 적당량을 준비합니다. 이 재료는 20인분입니다. 사골, 소머리, 우족은 토막 낸 것으로 준비하여 깨끗이 씻어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빼서 건져 둡니다. 양지머리는 덩어리째 씻어서 건져 둡니다. 큰 솥에 물을 끓이다가 사골, 소머리, 우족을 넣고, 한소끔 끓어오르면 소쿠리에 쏟아부어 물을 버립니다. 다시 찬물에 사골, 소머리, 우족을 넣고 푹 고면서 양지머리와 생강, 마늘을 함께 넣어 끓입니다. 끓이는 도중에 위에 뜨는 기름은 걷어 냅니다. 고기가 적당히 물러지면서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고기는 건져내고 국물을 식혀서 기름을 걷어 냅니다. 뼈에 붙어 있는 고기는 발라 내고, 양지머리는 얇게 편육처럼 썰어 놓습니다. 뚝배기에 밥을 담아 끓는 육수를 부은 다음 편육으로 썰어 놓은 고기를 얹습니다. 간은 미리 맞추지 않으며 소금, 후춧가루, 고춧가루와 잘게 썬 파를 곁들여 냅니다. 설렁탕은 조금 끓이면 맛이 잘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대량으로 준비해서 오래 고아야 합니다. 일반 식당에서는 보통 고기를 12시간에서 24시간 우려내지만, 가정에서는 보통 5시간에서 6시간 동안 우려냅니다. 회당 6시간 동안 3회로 끓이는 방법이 가장 적당한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고, 오래 끓일 경우 영양성분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먹을 때 소금, 후춧가루, 다진 파 등을 취향에 맞게 넣어 간을 맞춘 후, 깍두기, 김치를 곁들여 먹습니다. 입맛에 따라서는 얼큰한 맛을 내는 다대기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한국인의 생활속 설렁탕

설렁탕은 외식 문화의 시초이자 배달 문화의 원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도축일을 하던 백정들은 1894년 신분제에서 벗어나자 일부는 직접 설렁탕 집을 차렸습니다. 그후 대한제국시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인기를 얻고 외식문화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설렁탕을 배달해서 먹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신분제가 철폐된 이후에도 조선의 양반들은 백정이 만들어 파는 음식이라는 이유로 설렁탕을 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렁탕을 한번 맛본 양반들이 다시 먹고 싶었으나 체면 때문에 직접 식당에 가지 못해서 배달을 시켜 먹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서울인 경성에 배달부가 300명에 이르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설렁탕은 패스트푸드의 원조이기도 합니다. 설렁탕은 소뼈와 재료를 넣고 미리 10시간 이상 끓여 두기 때문에 손님이 주문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뜨거운 설렁탕 국물로 토렴하여 밥을 데웁니다. 그다음에 미리 썰어서 채반에 놓아둔 편육을 설렁탕 그릇에 집어넣고 뜨끈뜨끈한 국물을 듬뿍 부어 내주었습니다. 즉 손님이 주문하면 조리과정 없이 빠르게 준비되어 나오는 패스트푸드였습니다. 설렁탕은 1924년 발표된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 등장하는 음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주인공 김첨지의 아내가 병에 걸려 누워있으면서 그토록 먹고 싶어 했던 음식이 바로 설렁탕입니다. 김첨지가 인력거 손님을 많이 받은 운수 좋은 날 드디어 설렁탕을 사들고 아내에게 갔지만 아내가 먹을 수 없게 되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낸 이야기 속의 인상적인 음식입니다. 즉 설렁탕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음식 중 하나이며 서울의 향토음식이었으며 크고 작은 식당에서 쉽게 먹을 수 있던 대중음식이자 국민들의 영양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