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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의 맛, 역사, 종류

by 요리못하는 미식가 2023. 10. 17.

 

불고기의 맛

불고기는 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고기를 얇게 썰어서 양념으로 재운 뒤 불에 구워 먹는 한국 요리의 하나입니다. 불고기의 군침 도는 매력의 핵심은 양념입니다. 얇게 썬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간장, 설탕, 마늘, 참기름을 혼합한 양념에 재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념은 고기에 스며들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더하고, 특히 참기름과 참깨의 고소한 향이 매력적입니다. 양념하는 과정에서 고기의 육질이 부드러워져서 숯불에 구워서 입에 넣는 순간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불고기의 또 다른 맛의 비법은 요리되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숯불이나 그릴 또는 프라이팬에 굽는 과정에서 고기가 지글지글 끓고 설탕이 녹으면서 감칠맛이 나는 국물이 스며 나옵니다. 숯불 위에 올린 그릴에서 육수 없이 구운 불고기는 숯불의 향까지 입혀져서 깊은 풍미를 지닌 부드러운 고기가 됩니다. 프라이팬에 육수와 함께 익힌 불고기는 육수에 불고기와 야채 그리고 간장, 마늘 등의 양념이 어우러져서 기분 좋은 달콤한 맛이 납니다. 불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또한 함께 맛보는 문화입니다. 불고기는 혼자서 해 먹는 요리라기보다는 불판 주위에 가족들 또는 친구들이 둘러앉아서 불판에 고기를 얹고 고기가 익기를 함께 기다리면서 이야기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맛이 있습니다. 불고기는 맛있는 음식을 함께 굽고 함께 맛보며 공감하게 해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고기는 한국인들에게 기분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임에 틀림없습니다.

불고기의 역사

불고기의 역사는 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불고기는 고구려 시대 때 먹었던 맥적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맥적은 고기를 간장으로 양념하여 꼬치에 끼워 직화로 구워 먹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 진나라의 수신기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맥적의 적은 다른 민족의 먹거리로서 태시 이래로 중국인들이 이것을 숭상하여 중요한 잔치에 이 음식을 내어놓으니 이는 맥이 이 땅을 침범한 전조였다.”라고.” 쓰여있으며 여기서 맥은 고구려를 말하고, 맥적은 고구려인들이 꼬치에 꿰어서 직화로 구워 먹던 고기구이를 뜻합니다. 중국의 고기요리가 양념을 하지 않고 굽거나, 구운 고기를 양념에 무쳐 먹는 형태인데 반해 맥적은 고기를 미리 양념하여 굽기 때문에 구운 후에 일부러 양념에 찍어 먹거나 무쳐 먹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되고, 신라 법흥왕이 살생 금지령을 내리면서 지배계급인 귀족층부터 점차 육류를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통일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걸쳐 불교가 국교가 되면서 육식을 엄격하게 금하는 풍습에 따라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이어가다가 고려 말기에 몽골의 지배를 받으면서 몽골인들에 의해 육식을 먹는 풍습이 부활했습니다. 조선시대의 문헌에 나온 불고기의 조리법을 보면, 쇠고기를 잘라 칼집을 내어 밀가루즙을 섞은 양념에 재우고 꼬챙이에 꿰어 약한 불에 굽다가 냉수에 담가 적시기를 3번 반복한 후에 마지막에 2차 양념을 발라가면서 직화방식으로 굽는 구이 요리였습니다. 밀가루즙을 섞는 것은 직화로 고기를 구울 때 겉과 속의 온도 차로 인해 고기가 고르게 익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는 너비아니로 발전하였습니다. 너비아니는 18세기 후반에 나타난 궁중용어로서 고기를 넓게 저몄다는 뜻입니다. 쇠고기를  썰어  칼집을 내고 갖은 양념을 하여 굽는 것으로 지금의 불고기보다는 조금 두툼하게 잘라서 구워 먹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서 불에 구워 먹는 직화구이 방식이었으나 1800년 무렵에 철과 관련된 공업이 번성하여 석쇠와 같은 조리기구를 쓰게 되면서 석쇠를 이용해 굽는 간접구이 방식의 너비아니로 발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19세기 말엽에 불고기에 대한 기록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조리서에는 모두 너비아니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너비아니를 만들 때에 간장으로 양념하였는데, 설탕이 매우 귀하여 지금보다는 덜 달게 하여 먹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에 서울에서 너비아니를 대체하는 용어로 불고기라는 이름이 사용되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육수 불고기가 처음 나타난 것은 1980년부터입니다.

불고기의 종류

불고기는 육수의 정도에 따라서 그리고 지역에 따라서 몇 가지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석쇠 불고기는 양념한 쇠고기를 석쇠를 이용해 물기 없이 숯불에 바싹 구워내는 것입니다. 석쇠 불고기로 유명한 대표적인 지역은 전라남도 광양과 경상남도 언양입니다. 광양불고기는 쇠고기를 얇게 저며 간장, 설탕, 배즙 등으로 양념하여 구리 석쇠에 숯불로 구워 먹는 방식입니다. 구리 석쇠는 고기가 석쇠에 달라붙지 않아 타지 않고 빨리 익습니다. 광양불고기는 어린 송아지나 암소 고기를 미리 양념하지 않고 먹기 직전에 양념하여 참숯으로 굽기 때문에 육즙이 그대로 남아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깊은 숯불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언양불고기는 쇠고기를 굵게 채 썰어 갖은양념을 한 후에 달군 석쇠에 물을 묻힌 한지를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서 구워 먹는 방식의 불고기입니다. 언양불고기는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 양념을 많이 하지 않거나, 굵은소금으로만 간을 한 생고기를 참숯에 바삭하게 구워 무쌈에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육수 불고기는 넓적한 불판에 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 당면 등을 넣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서 익혀 먹는 불고기입니다. 불판의 우묵한 곳에서는 채소를 익혀서 먹고 가장자리에서는 고기를 익혀먹으며, 육수에 밥을 비벼 먹기도 합니다. 육수 불고기는 적은 양의 고기로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고기에 육수를 부어 양을 늘린 것에서 유래합니다. 고기에서 나온 육즙에 양념이 더해져 감칠맛이 나고 부드러운 육질이 특징입니다. 육수 불고기는 황해도 사리원 지역과 서울이 유명합니다. 사리원에서는 불고기에 양념으로 설탕을 조금 넣는 대신에 과일을 많이 갈아 넣은 육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서울식 불고기는 쇠고기 등심을 얇게 썰어서 여러 가지 양념을 한 후에 육수를 불판 가장자리에 붓고 방금 양념한 고기를 가운데 올려서 구워 먹는 불고기입니다. 서울식 불고기는 여러 가지 채소와 버섯, 당면 등을 육수에 넣어 익혀서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지역의 불고기에 비해 단맛이 나며 쇠고기를 얇게 썰어 육질이 부드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