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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의 역사, 종류와 맛, 지역별 밀면

by 요리못하는 미식가 2023. 10. 21.

밀면의 역사

밀면의 기원은 함흥 지방으로 함흥냉면이 그 뿌리입니다. 밀면은 한국전쟁 때 탄생한 음식으로 비교적 역사가 짧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1.4 후퇴로 함경남도 흥남시에서 냉면집을 하던 사람이 어머니와 함께 미 해군 전차 상륙함을 타고 임시수도 부산으로 피난을 오게 되었습니다. 1950년대 당시 부산 우암동에는 스웨덴에서 지어준 구호병원이 있어서 피난민들이 수없이 몰려들어서 근처에 천막을 치고 살았는데, 그녀는 여기서 냉면집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 때문에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을 비롯한 식자재가 귀했고, 피난민들이 비싼 냉면을 사 먹을 형편도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미국의 원조로 가격이 저렴하던 밀가루를 사용해서 면을 뽑는 방법을 시도했지만 밀가루는 차갑게 식으면 딱딱하게 굳어졌습니다. 그래서 면이 굳지 않도록 녹말을 섞어서 반죽했고 쫄깃한 식감의 면발이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통상적인 냉면에는 돼지고기 육수는 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돼지고기 육수는 식으면 비린내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냉면에는 쇠고기 육수나 닭고기 육수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힘든 쇠고기나 닭고기 대신에 돼지고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돼지고기 육수에 향이 강한 약초를 넣어서 비린내를 잡으며 양념을 맵게 만들어서 냉면을 대체하는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밀면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경상도 냉면이라고 불렸고, 현재는 부산의 향토음식이 되었습니다.

밀면의 종류와 맛

종류는 물밀면, 비빔밀면, 온밀면이 있습니다. 물밀면은 차가운 육수에 밀면을 말아먹는 방식입니다. 육수는 소나 돼지의 사골뼈 또는 닭 뼈, 쇠고기 양지나 사태 부위를 고아서 사용합니다. 육수는 사골국물처럼 뽀얀 경우도 있고 맑은 국물인 경우도 있습니다. 차갑게 먹기 때문에 보통 살얼음이 얼어있는 국물이 나옵니다. 육수를 만들 때 돼지고기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 넣은 한약재의 향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냉면에 비해서 국물이 짠맛과 단맛이 강한 편입니다. 비빔밀면은 양념장을 많이 넣고 육수는 조금 부은 뒤 비벼 먹는 밀면입니다. 하지만 비빔밀면을 주문해도 뜨거운 고기육수를 컵이나 주전자에 담아서 제공합니다. 함흥냉면이 뿌리이지만 부산지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서 단맛과 신맛이 더 강합니다. 비빔밀면에 들어가는 양념장은 고추장을 기본으로 해서 고춧가루, 다진마늘, 설탕, 참기름을 섞어서 만듭니다. 온밀면은 따뜻한 육수에 밀면을 말아먹는 겨울철에 따뜻하게 먹는 음식입니다. 밀면은 밀가루에 전분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국수보다 면이 찰기가 있고 쫄깃합니다. 조리된 밀면 위에는 고명이 올라가는데 주로 삶은 계란 반쪽, 채 썬 오이와 채 썬 배, 무초절임, 돼지고기 수육이나 쇠고기 편육을 얹습니다. 가끔 돼지고기 대신 함흥냉면처럼 가자미 회무침이 고명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밀면을 고명과 함께 섞어서 면을 고명과 함께 젓가락으로 집어서 먹습니다.

지역별 밀면

현재 부산에서 가장 대중화되고 흔히 접할 수 있는 밀면집은 가야밀면입니다. 원래 개금지역의 유명한 갈빗집에서 갈비를 먹고 난 후 후식으로 밀면을 만들어서 제공했는데 이웃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던 사람이 밀면 만드는 법을 배워서 이웃동네인 가야에 밀면 가게를 차렸습니다. 현재는 밀면가게의 대표적인 상호가 되었습니다. 가야밀면은 1970년대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여 조리 마지막에 설탕을 많이 뿌립니다. 비빔밀면의 경우 면을 먹는 동안 설탕이 씹힐 정도로 설탕이 많이 들어갑니다. 이는 과거 경남지역에서 유행했던 설탕국수의 전통이 더해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2014년 무렵부터는 매운맛이 강해지고 한약향도 더 진해져서 더 자극적인 맛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양념장에서 마늘과 양파향도 강해서 자극적인 편입니다. 즉 맵고 얼큰하고 달콤하고 한약향이 강한 밀면이 특징입니다. 개금밀면은 기존의 갈빗집이1999년 밀면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이전에 후식으로 팔던 밀면을 전문으로 하는 개금밀면이 시작되었습니다. 개금밀면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설탕의 양을 줄이고 맛을 정돈해 왔습니다. 그래서 균형 잡히고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고 육수는 진한 편입니다. 특이한 점은 돼지고기가 아니라 닭고기를 써서 육수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물밀면 위에 잘게 찢은 닭고기가 고명으로 얹어져 있습니다.